나는 다시 살아가리라

  싹을 틔우기 위해 날개를 준비해왔다

  그러나 땅이 닿기 전에 거미줄을 만나야만 했다

  하지만 나는 절망하지 않는다

  나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을 뿐이기 때문이다

  삭아질 거미줄보다

  내 생명의 가치가 더 오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말한다

  나를 불쌍하게 보지 마라

  나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을 뿐이다

  바람에 먼지를 털어낸다

  그리고 조용히 기다린다

  성급함은 거미줄을 옥죄게 만들 뿐이고

  조급함은 한가닥 빛마저도 어둡게 할 것이기에

  날개를 준비해왔던 지난 시간들처럼

  믿는 것의 도래를 천천히 기다린다

  나는 아직 눈물을 흘릴 수가 없다

  아직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다림은 끝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다림은 희망의 반댓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담담히 기다림을 받아들인다

  믿음을 놓지 않으리라

  그것은 다시 날기 위한 차표이니

  내 몸에서 날아가는 먼지처럼

  그 바람에 나를 다시 싣을 때를 위해서 말이다

  나는 비상하리라, 그리고 숨을 쉬리라

                                                                                2011. 6. 28.

                                                                         나는 아직 살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