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 길을 가다

  잎이 길을 간다

  자부심이 닦은 그 길을 향해

  자존이 성취된 잎이 시간을 딛는다

  수분 하나, 생기 하나 없는 모습이 부끄럽지 않은

  오히려 주름 켜켜이 스민 자존이 흐린 날도 가치롭게 만들어버린 

  그 잎이...

  잎이 길을 간다

  

  작은 자로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그 길을

  일찍 도달한자로서 힘들 수밖에 없는 그 길을

  도도한 미소로 주름을 바램을 빛내며

  그 잎은...

  잎은 길을 간다

  끝은 더이상 중요하지 않은 그 길을

  단지, 시간 하나 하나 넘어갈 때마다 딛는 

  그 소리만이 소중한 그 길을

  그 잎의 걸음을...

  잎은 자아를 향해 간다

  잎이 길을 간다

  너무도 아름다운 노년의 모습으로

  빛나는 눈빛으로 잎이 길을 간다

  자아를 향해 뚜벅뚜벅 시간을 걷는다

  뒤따르는 이와 함께

  그 잎이....

  그 잎이 나의 길을 간다

                                                                                      2011. 7. 27.

                                                  바라본 이들의 마음에 파도를 일으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