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얼마나 많은 금지가 강요되었는지는
점점이 박힌 부작위 협조문이 아무렇지 않을 때가 되어서야
조금씩 가늠하게 된다
할 수 없는 것을 알기 위해
하지 말라 말하는 것을 봐야하는 이 길, 이 삶
나는 혼자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버렸다
나는 윤리에 묻혀 도덕을 잃어버렸다
내가 금지없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작위 조차 부작위를 통해서만 행할 수 있는 나는, 도대체 무엇인가
판단하지 못하는 생각 덩어리에 불과한 나는, 도대체 무엇인가
내게 얼마나 많은 것이 금지되었는지
그래서 얼마나 많은 것을 잃고 있는지
나는 알 수 없다
그저 가늠하기만할 뿐...
그것 조차 진실인지 알지 못하면서...
눈앞에 금지가 서 있다
하지만 슬프지 않다
눈앞에 금지가 아무렇지 않은 내가 서 있다
이것은 슬픔이다, 이것은 비극이다
나의 비극은...
그렇게 잃어버린 사고와 판단에서
지금 시대의 도덕이라는 이름을 걸고 나를 이끈다
2011. 8. 4.
나의 도덕에 금지를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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