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땅에서 왔으니 땅으로 피리라
쓰러짐과 흙먼지를 귀히 여겨
나 혼자만을 화사하게 비추었던 꽃잎을 꺾으리라
흙을 향해 피리라
터전을 향해 피리라
흘러 녹아 하나가 되는 흙먼지 속의 꽃이 되리라
그렇게 하나를 낳는 하나가 되리라
땅으로 피리라
기꺼움으로 꽃잎을 꺾어 묻으리라
그리고 스스로 이것은 아름다움이라 칭하리라
그렇게 나는 뿌리가 되어가리라
난 땅에서 왔으니 땅으로 피리라
난 사람에서 왔으니 사람으로 피리라
난... 난... 아무것도 아님에서 왔으니
아무것인 것을 내려놓는 흙이 되리라
2011. 10. 16.
난 흙으로 피리라
'자연 한컷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제서야 꽃은 본질을 피운다 (0) | 2011.10.18 |
---|---|
눈물을 뱉어 거미줄을 짓는다 (0) | 2011.10.17 |
하늘을 본다 (0) | 2011.10.11 |
완전한 일어섬을 향해 품을 벌린다 (0) | 2011.10.10 |
바름을 향해 다시 날아가리라 (0) | 2011.1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