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뱉어 거미줄을 짓는다

  탐욕은 그에게 맞지 않다

  단지 즐거움을 위해 죽음을 만드는 종족에게나 어울릴 뿐

  시체 즐비한 거미줄은 그에겐 숭고한 삶일 뿐이다

  탐욕은 그에게 맞지 않는다

  단지 소유하지 못한 자의 열등한 표현일 뿐

  거미줄 하나가 전부인 그에게 탐욕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를 탐욕이라 부르는 나는 얼마나 고결한가

  작은 몸뚱이를 넓은 영역에 펼치고

  매일매일 쓰레기를 욕심에 쏟아내는 나는 

  과연 고결하고 싶다 말할 자격이 있는가

  그 자체가 탐욕일 뿐인 위선이 아닌가

  탐욕은 나에게 맞다

  그를 보고 탐욕스럽다 말하는 나에게 맞다

  열등감에 자존을 잃어버린

  욕심 뿐인 나의 허울에 어울리는 문신이다

  썩어 문드러져 가는 허울을 하나씩 떼어낸다

  피투성이 상처를 메우고 솟아나는 허울을 

  ... 다시 또다시 떼어낸다

  그리고 거미줄에 걸어

  하늘이시여 나를 바라봐 주소서 하는

  위선의 기도를 이어간다

  탐욕은 나에게 어울린다

  그렇게 뱉어낸 눈물을 이어 거미줄을 짓는다

                                                                                                  2011. 10. 17.

                                                                         거미줄 밑에서 눈물을 걸어 매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