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_081-2012, 갑신년의 세친구] 자랑스러운 뿌리
제 목 : 갑신년의 세친구
글쓴이 : 안소영
출판사 : 창비
펴낸날 : 2011. 11. 11.
읽은날 : 2012. 9. 6. ~ 8.
나는 단지 우정사업본부에 소속된 공무원이길 원하지 않는다.
나는 우체국 사람이기를 원한다.
그런 나에게 책 ‘갑신년의 세친구’는 네 뿌리에 자긍심을 가져라고 말한다.
역사 교과서 갑신정변 네 글자에 묻혀진 단순한 사실로 치부하지 말라고 한다.
너의 뿌리를 말해보라 하면, 우정총국과 홍영식 총판 이름 말고는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이것은 내 일에 대한 직무유기이리라
그 전까진 그렇게 생각지 않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자괴감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알아야할 사람을, 당연히 알아야할 역사를
당연히 자랑스러워해야할 뿌리를 아무 생각 없이 흘려보내고 있었다.
갑신년의 세친구는 긴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다.
갑신정변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배경과 갑신정변... 그리고 세 친구의 마지막만이 간략간략한 문장으로 놓여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 힘은 대단하다.
이제껏 몽상가들의 헛된 이벤트로 치부해왔던 갑신년의 혁명을 다시 보게 했으니 말이다.
TV와 영화 그리고 소설들은
자극적인 꺼리만을 찾아 대원군과 명성왕후와 그 아래 시정잡배들과 후궁의 삶 등에 집착해왔다.
그리고 주인공은 항상 선역...
상대적으로 고종과 실학 정신을 이어받은 초기 개화파들은 유약하고 왜곡된 시각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말한다. 그들 또한 주인공이었다고 말이다.
치열하게 나라를 사랑했으며, 그래서 밖으로 눈을 돌렸던 주인공이라고 말이다.
그 당시의 그들은 우리가 쉽게 말하는 친일파 이전의 사람들이다.
나라의 부국강병을 위해 발전된 문물을 사모했을 뿐이지, 나라 팔아먹은 친일파 족속이 아니였다는 이야기다.
그 시대의 모든 주인공들이 그랬듯 세련되지 못했던 것이 죄라면 죄일 뿐이지.......
우정총판 홍영식은 고종황제와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그날... 그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행정 우체국은 잠시 문을 닫는다.
그러나 다시 열려 일어났고, 128년을 버텨오고 있다.
그 안에 스민 고종황제의 의지와 나라를 그토록 사랑했던 갑신년 세친구의 피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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