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연 한컷이야기

나무 그림자

by 이재석 2012. 9. 21.

  나무 그림자가 아름다운 까닭은

  너희에게 가벼이 그늘을 드리기 때문이다


  행여 힘이 들까 걱정스러우면서도

  행여 지쳐 울까 걱정스러우면서도

  그저 너희 있었던 곳 그늘만을 가벼이 드리기 때문이다


  그림자 손에는

  '결코'로 단정지은 집착이 없다

  그림자 손에는

  '집착'으로 단정지은 못남이 없다


  그저 잎맥 가득 찬 축복의 기도만이 있을 뿐이다

  지칠 때 맡을 수 있는 향수만이 드려있을 뿐이다


  너희에게 말한다

  나 그런 나무가 되리라

  그래서 너를 놓고 그래서 너를 품는다


     2012. 9. 21.

      그리고 하나하나 이름을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