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_091~3-2012, 위키드 1·2·3] 초록 향기 가득한 동경을 품다
제 목 : 위키드 1, 2, 3
글쓴이 : 그레고리 머과이어(1·2권 송은주, 3권 임재서 옮김)
출판사 : 민음사
펴낸날 : 1·2권 - 2012. 3. 7., 3권 – 2012. 3. 30.
읽은날 : 2012. 10. 6. ~ 17.
이 책에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 냄새가 풍긴다.
불의를 향해 고함치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영웅스러움과
한계에 눈물 흘리고 아파하는 보통 사람의 인간스러움과
그럼에도 자신의 길을 묵묵히 받아드리는 사람의 굳건함이 여기에 있다.
그런 등장 인물의 모습뿐만이 아니다.
블록버스터급 액션을 기대하게 하지만 결국은 건조한 순수로 이야기를 이끄는
기존의 모습이 강요하는 고정관념들을 깨어가는 서술 방법까지
이 책은 개미에 미쳐서 꼬뮌을 꿈꿨던 그 시절을 생각나게 했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사악한 서쪽 마녀로 불렸던 초록색 마녀, 엘파바의 이야기가 여기에 담겨 있다.
그녀의 초록색 탄생과 마법사의 독재를 향한 저항 그리고 도로시로 인해 죽은 이야기.
저자 머과이어의 상상은 그 곳에서 멈추지 않는다.
엘파바의 초록색 피가 아들과 손녀를 지나 마법책 ‘그리머리’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1권에서는 엘파바의 탄생과 그녀의 친구이자 적이자 동지인 글린다의 성장이 그려져 있다.
어렸을 적부터 환상처럼 여겨온 나의 오즈를 산산이 조각 내어버린 동화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처음에는 밀어내고 싶었다. 하지만 읽을 수밖에 없었다. 사람이 거기 있었기 때문이다.
2권에서는 엘파바가 서쪽의 사악한 마녀가 되고 죽음에 이르는 과정까지를 담고 있다. 도로시가 오즈를 떠나는 그 곳까지 말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마무리는 어설프다. 끝내지 말아야할 것을 끝낸 느낌.
그 아쉬움을 3권이 풀어준다. 리르 이야기, 엘파바의 아들. 그는 도로시 일행이 오즈로 돌아가는 길에 동행한다. 그리고 조금씩 어른이 되어간다. 하지만, 어머니와 둘이 있으면서도 어머니가 어머니인지도 모르고 큰.. 아픈 성장을 겪은 그에게 주어진 숙명은 너무 크기만 하다. 그래서 그는 그의 아이에게로 사명을 넘긴다.
이제 곧 4권을 읽을 것이다. 그리고 5권을 읽을 것이다.
이제 슬슬 마법책 그리머리가 전면에 등장할 것이고, 이미 죽어버린 엘파바는 더 강렬히 기억될 것이다.
이야기는 오즈에서 시작한다. 오즈가 당시의 경제 사회를 비판하는 상징을 품었듯, 위키드도 오늘의 문제를 품고 있다. 초록 향기 가득히... 오즈의 마법사라는 굴레를 벗어던지고 말이다.
엘파바... 개미를 동경했듯... 그녀를 동경하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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