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로 읽는다
얼마만큼 무성한지
얼마만큼 무성한지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는 난
그저 그림자로만 너의 모습을 읽는다
오늘은 유달리 햇살이 높다
네 그림자는 그렇게 읽힌다
참으로 웃기지
다른 모습은 상상대로만 비치는데
높아지는 햇살만큼은 어찌 그리 정확히 읽히는지
곧 네 잎사귀는 질 것이다
네 그림자는 작아질 것이다
한 번도 직면하지 못하고
올해도 너를 보낼 것이다
후회하겠지
후회하겠지
알고 있음에도
아직 나는 고개를 들 수가 없다
골목길 모퉁이에서
흘깃흘깃
되고픈 너를 상상하며 시간을 흘린다
2014. 10. 13.
아직도 나는 많이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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