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몇 번, 매일 서 있던 공간
도시를 떠난 뒤 오랜만에 찾은 지하철은 우리에게 여행이 되어 돌아왔다
두리번 구경해야 하고
간식 먹으며 이야기해야 할 것 같은
낯설어져 버린 일상, 그 일상을 여행한다
반대쪽 끝까지 아내를 배웅하던 곳
새벽 학원길에 하루 시작을 실었던 곳
피곤과 술에 쪄든 몸에 몇 번이나 종착역을 향했던 오래된 일상들
몇 년 만에 다시 나타난 나는, 그땐 없었던 아들의 손을 잡고
남겨 놓은 흔적을 탐닉한다
여행이 되어버린 일상을 향해서 오랜 추억을 비집고 들어가
추억으로 추억으로 거꾸로 흐르는 전철에 깊이 젖어든다
그리고 그 오랜 일상행 전철 속에
아들과 나는
우리라는 이름과 오늘이라는 여행을 달아두고 내린다
2011. 4. 5.
언젠가 우린 그 흔적을 꺼내 일기에 담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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