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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한컷이야기

마음이 함께 가는 외출을 그린다

by 이재석 2011. 4. 4.

  가는 곳까지 마음 닿지 않은, 지겨움

  가는 곳 의미를 이해 못한, 어색함

  가까운 친척 결혼이라도 마음 가지 않으면 나에게도 남의 잔치일 뿐인데

  손에 끌려온 아이들의 고통, 그 마음은 오죽하랴


  어릴 적, 모를 즐거움만 있었던 할머니집 가는 길은

  도착하자마자 집에 가자 집에 가자 조르며 지겨워지곤 했다

  우리 아이들의 얼굴에도 아빠 마음이 유전되어 있다

  그리고 다시 그 유전자는 내게 전염되어 온다


  내가 만든 외출...

  그저 낯설어 흥분되었던 것들이 공감되지 않은 채

  곧바로 지겨워지는 일상의 외출들이

  나와 내 주위를 물들이지 않기를 간곡히 간곡히 바란다


  그래서 나는, 내 가는 모든 길에 대한 설명을 새벽 내내 준비한다

  잘 해내야만 하는 설명을 준비한다

  함께 가는 모든 일들의 마음이 물러나지 않게 할 그런 도전을 준비한다


2011. 4. 4.

                 마음에 손을 내밀어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