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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 한컷이야기

템페스트 - '온' 을 찍고 다시

by 이재석 2011. 9. 1.

[#Book_100-2011, 템페스트] '온' 을 찍고 다시

 

제   목 : 템페스트

글쓴이 : 세익스피어 (이경식 옮김)

출판사 : 문학동네

펴낸날 : 2009. 12. 15.

읽은날 : 2011. 8. 31. ~  9. 1.


올해 100번째 만나는 책.

나에게 2011년의 '백'... 가득찬 '온' 으로 기억될 책.

그 특별한 순간은 특별한 책으로 채우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책이 바로...

세익스피어의 가득참이 된 책, 단독 집필로 마지막 작품인 '템페스트' 다.


템페스트는 고작 몇 시간 동안의 이야기를, 한 장소에서, 한 줄거리로 펼치는 굉장히 짧은 이야기이다.

'선' 이 승리하고, '인간' 이 중요하다는 교훈 또한 특별하지 않은 그런 책이다.

하지만, 템페스트는 평범한 짧은 꽁트가 아니다.


주인공 푸로스퍼로는 밀라노의 대공이었다. 하지만, 마술 공부에 심취해 동생에게 통치의 전권을 맡기는 실수를 한다.

야욕에 가득찬 동생은 나폴리 왕에게 투항하고 나라를 형에게서 빼앗는다.

푸로스퍼로는 딸과 함께 무인도로 탈출하게 되고 거기서 마녀의 자식을 하인으로 정령 에이리얼을 심부름꾼으로 삼는다.

시간이 지나, 딸의 결혼식을 참석하기 위해 튀니스로 간 나폴리왕과 자신의 동생이 한 배를 타고 돌아오고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되고

푸로스퍼로는 마법으로 폭풍(템페스트)를 일으켜 배를 난파시킨다. 

그렇게 템페스트는 막을 연다.


그리고 나폴리왕의 아들과 자신의 딸을 사랑하게 만들고...

자신의 목숨을 노린 사람들을 마법의 힘과 인간의 진심으로 감화하게 만들며...

화해와 용서로 해피엔딩을 향해간다.

그리고 애초에 자신의 아픔을 가져다 준 원인이 되었던 마법책들을 바다에 던지며 대단원을 맞는다.


이 단순한 이야기 속에는 사람이 있다. 
이 이야기는 통치자의 길이나 관계의 잘잘못을 따지고자 쓴 작품이 아니다. 
이야기의 중심은 보다 더 깊은 곳, 인간 본성의 고찰이 담겨 있다.

악인의 아들과 선인의 딸이 숭고한 사랑을 하고, 사람의 아름다움에 눈을 뜨며...
본능을 쫓는 마녀의 아들과 자유를 쫓는 정령이 옳은 것을 향해 걷게 되며...
미움과 집착에 몸서리치던 주인공이 자기를 성찰하게 되는...
그런 본성의 고찰과 가야할 방향에 대한 제시를 관객들에게 하고 있다.

그렇게 세익스피어는 자신의 마지막 작품. 은퇴를 준비하는 작품에서 '온' 을 찍었다.
그리고 다음 인생을 살아갔다.

'온' 은 마지막이 아니다.
'온' 은 가득참의 상징이다.
가득 찼기에 더 참된 영위를 추구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는 시작이다.

나도 오늘 여기서 2011년의 '온' 을 나 나름대로 한번 찍으려 한다.
그리고 다시 시작한다.
세익스피어가 그랬듯이, 푸로스퍼로가 그랬듯이
나 또한 진정한 실현을 위해.... 오늘을 딛고 다시 시작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