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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한컷이야기

가을이 남겨지다

by 이재석 2011. 9. 26.

  벌이 다녀간다

  바람이 다녀간다

  나의 가을에 와야만 하고 가야만 하는 이들이 다녀간다


  누군가는 사랑이라 부르고

  누군가는 스쳐감이라, 누군가는 인연이라 부르는

  내 시간을 가득 매운 관계가 나의 가을을 다녀간다


  꽃잎 가늘게 그어진 결보다 섬세한 상처를 따라

  벌은, 바람은 시간을 흘리고

  지워지지 않을 씨앗을 남긴채

  그들은 모두 기억 너머로 떠나간다


  벌이 다녀간다

  바람이 다녀간다

  나의 가을에 와야만 하고 가야만 하는 이들이

  희미해질 기억에 품겨진 사람을 놓고 간다

  가을을 놓고 간다


            2011. 9. 26.

 나는 남아 씨앗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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