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베개를 괸 잠자리 아이들처럼
숲도, 삶도, 다시 드릴 시간도
하염없이 이야기를 졸라댄다
나무가 자란 이야기, 이끼가 덮힌 이야기
담쟁이가 지나간 이야기
속삭임을 품고 한숨을 날린
껍질에 밴 하루들의 이야기를 말이다
3월 빛에 다시 꿈을 꾼다
6월 빛에 다시 꿈을 꾼다
9월과 12월 빛에 다시 꿈을 꾼다
그래서 이야기는 늘 아침마다 새 빛에 기지개를 켠다
팔베개를 괸 아이들의 아침처럼
숲도, 삶도, 다시 드릴 시간도 새 빛에 눈을 뜬다
그토록 졸라댔던 이야기의 기지개에 맞춰
그들도 매일 새 숨 가득한 아침을 맞는다
2012. 10. 25.
그래서 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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