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연 한컷이야기

가을 일기가 폐에 들어오다

by 이재석 2012. 11. 5.

  얼어붙은 사그러짐에 존재를 잃기 전

  외로움들은 모퉁이 한켠 모여 앉는다

  

  그들이 가장 깊은 곳에 두고 있는 것은

  아쉬움보다는 그리움

  그래서 그들은 잠시도 쉬지 않고 서로를 부벼댄다


  가을의 바스락거림은

  그들의 그치지 못하는 뜨거운 일기일지라


  가장 깊은 곳의 소중함을

  죽어버린 세포 하나하나에 기억시키기 위해

  부벼댐은 마지막 한순간까지도 그쳐지지 않는다


  한조각 한조각... 봄과 여름이 산산히 부서져 나간다

  외로움이라는 이름마져 결연히 무너뜨리고

  그들은 얼어붙은 사그러짐에 존재를 잃기 전

  지워지지 않는 공기가 되어 바람에 사라진다


2012. 11. 5.

     가을 들숨엔 그들의 일기가 베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