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풀 그림자엔 거짓말이 담겨 있지 않다
설사 허락되지 않은 공간 속의 삶이라도
그는 자신의 존재를 당당히 내비춘다
내 입은 어떤가
내 숨은 어떤가
1분 1초 위선이 아닌 순간이 있었던가
작은 풀 그림자에 고개를 숙인다
스스로에게 미안하다 읊조리며,
발 끝으로 땅을 긁어 자괴에 금을 내어본다
태양이 더 거세진다, 그림자는 더 짙어진다
따가워지는 목덜미......
부끄럼은 더 아파진다
긁어낸 생채기에 용기가 스미길 바란다
생긴 그대로의 내가 그림자에 싣기길 바란다
2013. 10. 8.
그리고 짙은 내가 그림자에 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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