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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한컷이야기

난 도시에 산다

by 이재석 2013. 10. 21.

  나무와 전깃줄의 그늘 밑에 있는 도시에 산다

  그들의 아웅다웅으로 좁아진 하늘에

  오히려 친숙함을 느끼며......


  벗어날 용기는 이미 퇴화해 버렸다

  향유를 향한 적극성은 자취를 감춰 버렸다

  그래서 공공연히 떠벌리고 만다

  난 도시에 살거야, 난 도시에 살거야


  나무와 전깃줄의 가지가 얽혀진 도시에 산다

  복잡함에 편안해지고 허울에 안심하며

  그들의 그늘 밑에 웅크린다


  그런데 왜 다시 고개를 내리지 못하는가

  좁아터진 공간 사이로 비치는 저 먼 하늘을

  어찌이리도 오래 쳐다보고 있는가


  난 도시에 산다...... 난 도시에 산다......


2013. 10. 21.

     만져질까 싶어 손을 뻗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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