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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그림자 한컷

짙은 존재 곁에서 칠을 더한다

by 이재석 2013. 10. 25.

  어느 순간에나 나이고 싶기에

  그림자를 짙게 남긴다

  어느 순간에도 이름을 잃지 않고 싶기에

  짙음에 칠을 더한다


  빛이 준 그림자는 내 살아있음의 증명이다

  그래서 난 그림자를 떠날 수 없다

  어느새 나 또한 그림자의 증명을 위한 그림자가 되어있다


  아집이 아니라 믿는다

  지금 순간, 최선의 가치라 믿는다

  그래서 또 한 번 

  붓에 나를 묻혀 한 겹을 덧칠한다


  내 살아있는 동안에는 그림자가 될 것이다

  색 잃음을 아쉬워하지 않을 것이다

  이 짙은 윤곽만이 나를 말할 것이기에

  오히려 곁에 서 있을 수 있음을 소중히 할 것이다


2013. 10. 25. 

   내 서 있음의 의미를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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