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에나 나이고 싶기에
그림자를 짙게 남긴다
어느 순간에도 이름을 잃지 않고 싶기에
짙음에 칠을 더한다
빛이 준 그림자는 내 살아있음의 증명이다
그래서 난 그림자를 떠날 수 없다
어느새 나 또한 그림자의 증명을 위한 그림자가 되어있다
아집이 아니라 믿는다
지금 순간, 최선의 가치라 믿는다
그래서 또 한 번
붓에 나를 묻혀 한 겹을 덧칠한다
내 살아있는 동안에는 그림자가 될 것이다
색 잃음을 아쉬워하지 않을 것이다
이 짙은 윤곽만이 나를 말할 것이기에
오히려 곁에 서 있을 수 있음을 소중히 할 것이다
2013. 10. 25.
내 서 있음의 의미를 담아본다
'나무그림자 한컷' 카테고리의 다른 글
끝까지 어리석게 살리라 (0) | 2013.11.21 |
---|---|
물기없는 도시 위에 숨결이 솟는다 (0) | 2013.11.14 |
밤 그림자의 말을 보다 (0) | 2013.10.18 |
저녁을 사랑하다 (0) | 2013.10.15 |
나를 그림자에 싣고 싶다 (0) | 2013.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