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스쳐 흘려진 작은 자국 하나인데
무심결에 흘려버린 작디 작은 점일 뿐인데
실제 딛고 서 있는 것 보다 크게 보이는 그것
전체를 뒤덮은 것 같은 되돌릴 수 없는 자국
이제 점을 가진 그 종이는 가치를 다하지 못한다.
이제 점을 가진 그 삶은 디딜 수 있는 영역의 테두리를 조은다.
누가 제약 하는가?
왜 억누르는가?
자국이 거기에 있기 때문인가
묻어버린 종이의 삶이 그쪽이기 때문인가
보는 눈의 색안경이 그러하기 때문인가
그저 스스로의 숨을 죽여가는 것 아닌가
우리는 그것을 오점이라 부를 수 있는가?
2010. 9. 8.
묻은 흔적 때문에 프린터에서 꺼내진 새 종이의 삶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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